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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對)서민 간 치킨 인질극- 제발 니들끼리 싸우라고

대(對)서민 간 치킨 인질극 - 이제 제발 니들끼리 싸우라고 이른바 계천절로 불리는 12월 9일,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의 판매가 시작되었다. 매장당 1일 판매량을 약 300마리로 제한한다는 이 값싸고,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하며(900g이 정량이라고 했는데 인터넷에서는 심심치 않게 1.2kg도 넘는 무게를 인증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양까지 많은 이 통닭이 판매된다고 하자, 이마트가 처음에 피자를 내놓았을 때보다 훨씬 더 커다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세간의 광고대로 이마트의 피자가 '그냥 커피'였다면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은 그야말로 'TOP'였던 것이다. 불과 며칠 만에 판매가 중지되어 지금 글을 나 역시 한 조각 뜯어본 일이 없지만 어쨌든, 큰 파장은 파장이었나 보다.(혹자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

[월드컵] 점쟁이 문어, 파울의 비밀을 마침내 밝히다.

독일의 점쟁이 문어 파울이 한창 화제이다. 파울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독일의 승패를 모두 맞춰서(심지어는 준결승의 패배까지) 일약 스타가 되었다. 준결승에서 독일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간 스페인의 총리는 우스갯소리로 파울의 신변보호를 위해 안전요원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까지 말했다. 한마디로 이 문어는 이미 세계적인 스타다. 그러한 파울이 스페인의 우승을 점쳤다. 파울의 예측은 양 팀의 국기가 그려진 플라스틱 통의 어느 쪽 홍합을 꺼내서 먹느냐로 결정된다고 한다. 이미 그 영상은 인터넷 등 많은 매체에서 소개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동안의 결과가 정확했다는 이유로 이 문어를 영험한 생물로 생각하는 것에 무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했다. 문어는 문어일 뿐이기에, 예측을 했다기 보단 어떤 본능적인 행..

미스사이공, 한 시절의 베스트셀러와 고전의 기로에서

미스사이공, 한 시절의 베스트셀러와 고전의 기로에서 이번 5월 14일부터 세계 4대 뮤지컬 이 서울 공연에 나섰다. 사실 세계 4대 뮤지컬을 규정지을 확실한 기준은 모호하기에 영국의 뮤지컬 제작자인 카메론 매킨토시의 4대 뮤지컬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정확하겠지만, 매킨토시가 만들어낸 나머지 뮤지컬이 , , 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세계 4대 뮤지컬이라는 말이 그리 과장된 말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미스사이공은 이런 매킨토시의 BIG4 중 가장 나중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1985년 베트남에서 입양되는 아이와 슬픈 눈으로 바라보는 어머니의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아 푸치니의 오페라 의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 이 뮤지컬은 1989년 초연 당시 얼마 지나지 않은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삼았다는 것 외에도 아름다운 음악과 ..

삶을 똑바로 바라보기 위하여 잃어야하는 것들 -영화 '시'를 보고

삶을 똑바로 바라보기 위하여 - 영화 '시'를 보고 시종일관 담담한 앵글과 배경음악 하나 없는 꾸밈없는 소리로 예쁘고, 즐겁고, 불편하고, 슬픈 진실들을 모두를 '아름다움'이라고 지칭하는 이 영화는 자극적이지 않은 줄거리로만 보자면 2시간 남짓이나 되는 러닝타임의 지루함을 감당할 힘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창동 감독은 그 두어 시간동안, 일상에서 받아들여야만 하는 수많은 진실들을 솔직하게 화면에 부려놓고, 어쩔 수 없이 하루하루 죽음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한 인간이 어떻게 점점 자신의 마음을 깊은 아름다움으로 채워 넣는 과정을 섬세히 그려내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여정에 자연스레 몸을 싫고 가슴 깊이 공감하게 만들어 버린다. 사실 이 영화는 줄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주인공인 미자(윤정희 분)가 줄거..

겸손한 젊음을 담은 궁극의 로드무비-'인투더와일드'를 보고

달인의 김병만은 이렇게 말한다. “안 해봤음 말을 말어!”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생각에 익숙해, 결과 지상주의에 매달려 왔던 우리 가엾은 청춘들에게는 말 해보지 못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짜여진 틀에서 어른들이 그것이 맞다고 하는 것에 대해 반기를 들기는커녕, 의문조차 가지지 못했던, 이미 대가리가 커서 그런 의문을 가지게 될 때에는 세상의 풍파가 두려워 잔뜩 움츠리고 밥그릇을 어떻게 사수해야 하는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맞닥뜨린 청춘들에게 자유는 거추장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 결과에 닿기 위해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과정들은 방황과 방종의 상징인 것 마냥 사회에서, 집단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거세된다. [로드무비] 여행을 통해 인간관계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거나, 진정한 자아 정체성을 정립하게되..

The Bucket List-일탈을 통해 들여다보는 일상과 일생의 소중함

자신이 죽을 날을 알고 싶은가 라는 설문에 96%의 사람이 ‘아니다’라는 답을 내놓았다고 한다.(물론 영화에서) 그러나 나는 이 영화 속의 카터처럼 내가 죽기까지 남은 시간을 알기를 원하는 사람 중 하나인데, 4%의 독특한 인간 속에 끼어들고 싶어서 안달이 났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남은 시간이 주어짐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을 통해 이룰 수 있는 최대치를 이룰 수도 있고, 또한 죽기 직전에 반드시 해보고 싶었던,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던 일들에 대한 결단을 감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늘 자신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보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카터와, 자신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에드워드는 사실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의 양극단을 묘사한다.(카터 쪽이 조금 더 일반적인 삶을 ..

아직도 세상은 아름다워요!(2)

어린이 방송 중 옷 벗어 파문 일으킨 진행자 2008년 3월 19일(수) 12:34 [팝뉴스] 영국의 유명 어린이 프로그램인 툰어틱의 사회자 제이미 릭커스가 방송 도중 옷을 벗은 채 나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영국의 더 선誌가 3월 18일 보도했다. 문제의 방송은 아침 일찍 방영되는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당시 제이미는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를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나체로 등장했다. 당시 그는 신체 주요부위를 작은 판자로 가린 채 나왔는데, 스튜디오에 나와 있던 아이들에게 뒷모습이 그대로 노출되고 말았다. 방송 후, 제이미 릭커스는 완벽한 나체는 아니었으며, 살색의 속옷을 입고 있어 나체처럼 보이도록 연출한 것임을 밝혔지만, 아침 방송을 보고 충격을 받은 이들의 항의를 피할 수는 없었다. 아이들과 ..

아직도 세상은 아름다워요!

[ 2008-02-09 15:38:10 ] 서울송파경찰서는 설 연휴에 화투를 치다가 점수 시비가 붙어 서로를 폭행한 혐의로 시누이 A씨와 올케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9일 오전 2시쯤 서울 송파구 자신의 집에서 남편, 오빠와 함께 고스톱을 치다가 올케 B씨가 참견한다는 이유로 B씨의 손가락을 물어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올케 B씨는 이에 격분해 A씨의 머리채를 잡고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B씨의 남편이 3고를 했는지 2고를 했는지를 두고 언쟁이 벌어진 가운데 이를 지켜보던 B씨가 “3고가 맞다”며 끼어들자 시누이 A씨가 물어 뜯으면서 싸움이 시작됐다. 경찰관계자는 “증언을 종합하면 3고가 맞는데 A씨가 고집을 부린 것으로 보인다”며 “고작 8천원을 두고 명절에 가족끼리 몸싸..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 문의 상징성

문은 드나듦이라는 기능적인 본질을 분명히 가지고 있지만, 그것 외에도 많은 본질들을 가지고 있다. 문이라는 것이 공간과 공간을 연결해주는 방식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꼭 문을 통해서만 한 공간에 침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또한 문이라고 해서 꼭 통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영화에서의 문은 매우 상징적인 장치로 사용되었다. 그것은 계율일수도 있고, 윤리일수도 있다. 무엇이라고 이름을 붙이든, 그것은 하나의 법칙으로서, 일종의 약속이다. 이 영화는 이 ‘문’의 상징성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영화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고즈넉한 암자는 호수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호수 주변에는 산도 둘러쳐 있지만, 그렇다고 울타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

호로비츠를 위하여, 그리고 천재를 꿈꾸는 인생

자취 생활은 외롭고 쓸쓸하다. 무언가 분명히 할 일은 있지만, 주변에 공유할 사람들이 없다는 것은 정말로 미칠 노릇이다. 혼자 시켜 먹는 통닭은 세 조각 이상 맛있기 힘들다. 쓸쓸하고 외로워서 죽기 일보 직전에 죽는 것을 포기하고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글을 쓴다. 요 며칠 사이에서도 나는 생과 사의 순간을 오락가락 했다. 그리고 그 순간에 늘 생에 집착하며 영화를 보았다. 그 영화들이란 , , 쯤이 되겠다. 그 세 영화 중에서 가장 먼저 본 것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다. 그리고 피아노와 관련된 근작 영화를 찾다가 만화책으로도 재미있게 본 (이하 피아노)과 (이하 호로비츠)를 찾게 된 것이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먼저 보았지만, 이 영화는 뒤의 두 영화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른 환타지 로맨스..